이번 글은 나리타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12시간 경유하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나리타 공항 경유하기
원래는 인천에서 뉴욕으로 갈 때 직항으로 갈려고 비행기 표를 끊어두었습니다. 그런데 뉴욕으로 가기 전에 추가 금액 없이 샌프란시스코에 들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거의 매일같이 비행기표를 검색했는데 떠나기 전 날 드디어 표가 나왔습니다.
이 표는 인천에서 도쿄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경유를 하고 필라델피아로 가는 여정이에요. 도쿄에서 5시간 25분이라는 짧지 않은 경유 시간이 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샌프란시스코에 가보나 하는 생각에 표를 변경했습니다.
인천에서 도쿄까지의 비행 시간은 2시간이라 기내식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기내식은 나쁘지 않았어요. 중국식 깐풍기 볶음밥이 나왔는데 따뜻한 기내식이라 좋더라구요.
약 2시간이 지나자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대체 얼마만에 오는 나리타 공항인지…
저는 공항을 나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Transfer (환승) 쪽으로만 잘 따라서 나왔어요.
경유를 하는데에도 다시 한번 짐 검사를 했기 때문에 아까 기내에서 받은 생수는 버려야 했습니다. ㅠㅠ
이 곳에서는 5시간 25분동안 시간을 때워야 했는데 사실 오기 전에는 공항에서 할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일본 음식점도 돌아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상점도 이곳 저곳 구경해야 겠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공항이 너무 한가하고 상점들도 문을 많이 닫았더라구요.
나리타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편을 자세히 보니까 출발하는 비행기가 거의 없는 거예요. 비행기가 이렇게 없으니까 상점들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은 코로나 이후 최근에 여행객들을 다시 조금씩 받아주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았어요.
여기에서 5시간이나 때워야 하는데 큰일이네?!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있는거라도 열심히 구경해야겠더라구요.
처음으로 눈에 띈 건 샤워실입니다.
인천공항에도 샤워실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직접 보지는 못했거든요. 여기에도 샤워실 및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 있더라구요. 실제로 보니까 신기했어요.
여길 미리 알았더라면 샤워나 하면서 시간이나 때울껄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딱히 챙겨온 것도 없고 샤워도 이미 했기 때문에 그냥 구경만 했어요.
가격은 30분에 8불이었는데 굉장히 저렴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음식점들을 지났습니다. 원래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뭐도 사 먹고 그럴려고 했는데 그냥 안 들어가지더라구요.
그냥 밖에서 구경만 하는걸로…
지금 보니까 왜 안 들어갔나 싶네요. ^^;;
이 곳에도 공중전화기가 있었어요. 우리나라에도 아직 곳곳에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관리가 참 잘 되어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난감 같기도 하구요. 동전이라도 있었으면 그냥 재미삼아 넣어봤을 것 같아요. 전화를 할 곳은 없지만요. ^^;;
그리고 최대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걸 보고 나서 입니다.
물론 일본어를 하시는 분들은 이게 뭔지 바로 아시겠지만 저같이 일본어에 까막눈인 사람은 이게 뭔지 감이 안 잡히더라구요.
처음에는 ATM 기계인 줄 알았어요.
근데 아무리 쳐다봐도 ATM 기계 같지는 않은데 또 ATM 기계가 아니라면 답이 없어서 그냥 ATM 인가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근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표지판이 있더라구요.
알고보니 이건 여행자 보험을 파는 기계인 것 같더라구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되나 봐요. ㅠㅠ 일본어를 모르는 게 이렇게 답답할 줄이야…
그리고는 일본에서 가장 재미있는 상점이라 여겨지는 (여행자 입장에서) 세븐일레븐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에서 세븐일레븐은 범죄가 발생하는 위험한 곳으로 여겨지지만 일본에서 세븐일레븐은 천국같은 곳이라는 게 신기한 것 같아요. 음식이 없는 게 없으니까요.
이 곳은 크기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먹을 게 많더라구요.
저도 뭘 사 먹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어요.
제가 당시 레깅스를 입고 있었는데 너무 불편해서 바지라도 하나 살려고 면세점들을 열심히 돌아다녔거든요. 근데 바지를 파는 곳은 없고 온통 기념품을 파는 곳 밖에 없더라구요.
여튼 덕분에 기념품 구경은 많이 하게 되었어요.
여기에서 한번 사보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마차 고모치-우지코모치? 라고 하는 거였어요.
약간 찹쌀떡 같이 생겼던데 먹어본 적도 없고 장식도 워낙 잘 되어있어서 한번 사보고 싶더라구요.
근데 이걸 다음 경유지에서 들고 다닐 순 없었기에 그냥 눈으로 구경만 했어요.
이렇게 구경도 하고 낮잠도 자고 하다보니 다음 비행기를 탈 시간이 됐더라구요.
다음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행이었어요. 샌프란시스코 여행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전해드릴께요!
샌프란시스코 12시간 경유하기
이번 포스팅은 지난 포스팅인 나리타 공항 경유하기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도쿄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약 10시간의 비행이었어요.
드디어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라 일본 맥주가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더니 아사히 맥주가 있더라구요.
야호~
아사히 맥주를 주문해서 마시고 있으니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첫번째 기내식
뉴욕에서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도 비행 시간이 10시간이었는데 그때는 기내식이 한번밖에 나오지 않았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혹시 기내식이 한번만 나오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한번 더 나왔습니다.
두번째 기내식
이번에는 기내식도 2번이나 나오고 음료 서비스도 자주 있었고 꽤 즐거운 비행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10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습니다.
입국 심사를 하고 짐을 찾은 뒤에 최종 목적지인 필라델피아로 다시 짐을 부쳐야 했어요. 경유가 12시간을 넘어서 혹시 짐을 바로 부쳐줄 수 없다고 하면 어쩌나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냥 바로 부쳐주더라구요.
다음으로 지하철과 스트리트카를 타고 첫번째 목적지인 알카트라즈 감옥으로 향했습니다.
알카트라즈 감옥
사실 알카트라즈 감옥은 여러 샌프란시스코 관광 책자에서 소개해 주었거든요. 근데 처음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감옥이 뭐가 재미있어서 가는건지 이해가 안 되더라구요. 그런데 너무 여러 곳에서 추천을 해주다 보니까 꼭 가봐야 할 것 같더라구요.
근데 알고보니 여기가 엄청 유명한 관광지라서 바로 전날 예약을 할려고 보니까 예약을 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틈틈이 새로고침을 하다보니까 결국 빈 자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아침 11시 반이 되어서야 극적으로 그 날 오후 1시 반 티켓이 나온 거예요.
참고로 티켓 가격은 42.15불이었고 Alcatraz City Cruises 라는 티켓 대행사에서 구매했어요.
진짜 샌프란시스코는 비행기 표를 찾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알카트라즈 감옥을 가는 표를 구하는 것도 그렇구요. ^^;;
예약은 오후 1시 반이라서 예약 시간까지는 시간이 넉넉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왜냐하면 티켓 안내문에 알카트라즈 감옥으로 가는 선착장에 45분 전에 도착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예요. 거기다가 저는 스트리트카를 타고 선착장으로 갔는데 정류장을 잘못 내려서 선착장까지 엄청 걷고 뛰어야 했거든요.
혹시 늦을까봐 헐레벌떡 갔는데 알고보니 굳이 45분 전까지 도착할 필요는 없더라구요. 어차피 1시 30분이 되어서야 배에 오를 수 있었거든요.
배는 약 15분 정도 탔어요.
그리고 드디어 섬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돌아가는 배 시간이 나와있는 스케줄을 확인했어요. 배는 보통 30분마다 있더라구요.
사람들이 배에서 다 내리니까 안내원이 이 곳에 대한 역사와 간단한 설명을 해 주었어요. 설명은 약 10분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꽤 흥미진진하더라구요.
설명을 듣고는 감옥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에서는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해 주는데 저는 한국어를 선택해서 들었거든요. 확실히 가이드가 있으니까 좋긴 좋더라구요. 근데 영어가 크게 어렵지 않으신 분들은 웬만하면 영어 가이드를 선택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어 가이드의 경우 영어랑 겹쳐서 설명이 나오는데 좀 정신이 없기도 하고 설명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참고로 오디오 가이드는 추가 비용 없이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어요.
알카트라즈 감옥은 1963년에 폐쇄되었는데 가장 보안이 철저했던 감옥으로 알려져 있어요. 폐쇄가 된 이유는 운영비가 높고 건물이 너무 낡아서라고 하더라구요.
감옥은 예전 모습 그대로 보존이 되어 있었어요.
감옥 밖으로 나가니 멀리 금문교도 보이더라구요.
약 1시간 정도의 감옥 투어를 다 마치고 다시 배를 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왔어요.
선착장에는 예전에 이 곳에서 복역을 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자신이 쓴 책을 홍보하고 있더라구요. 책을 산 사람들은 책에 싸인도 받고 기념 사진도 찍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이 때 책을 사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면 아마존에서 한번 주문해서 볼까해요.
금문교
다음으로는 금문교를 보기위해 다시 스트리트카를 탔습니다.
스트리트카를 타고 약 30분 정도 지나자 금문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 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금문교가 엄청 가까이 보였다는 점이예요.
워낙 유명한 곳이라 기념 사진도 많이 찍고 다리 위에도 올라가 보았어요.
원래 계획은 다리를 계속 걸어가 보는 거였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구요.
사람들이 패딩을 입고 관광을 한다는데 이게 정말 틀린 말이 아니었어요. 9월이랑 10월이 날씨가 가장 따뜻해서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고 들었는데 이게 도대체 따뜻한 날씨라는 게 이해가 안 되더라구요.
원래는 금문교를 지나서 동산 같은 곳에 올라가서 전경도 보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에 그 다음 장소로 이동을 해야겠더라구요.
스트리트카를 타고 금문교를 떠나 다시 알카트라즈 감옥 선착장 근처로 돌아왔어요.
케이블카
다음으로는 케이블 카를 탈려고 했는데 근처에 유명한 빵집이 있어서 들렸습니다. 시큼한 맛의 빵 (Sourdough Bread) 으로 유명한 곳인데, 보딘 베이커리 카페 Boudin Bakery Cafe 라는 곳이예요.
이 곳은 샌프란시스코 관광청에서 소개를 해 준 집이여서 꼭 가 보고 싶었는데 알고보니 알카트라즈 감옥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더라구요.
빵은 동그란 바게트같이 생겼는데 크기가 제법 크더라구요. 가격은 $3.91 로 4불이 안 되는 꽤 저렴한 가격이었어요. 맛은 빵 이름처럼 약간 시큼한 맛이 나더라구요. 눈물이 날 정도로 맛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었어요.
빵을 뜯어먹으며 케이블 카를 타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케이블 카는 여러 라인이 있는데 제일 유명하다는 라인 중 하나인 파웰/하이드 Powell/Hyde 를 골라서 그 정거장으로 걸어갔어요.
근데 알고보니까 제가 갔던 정거장이 종점이더라구요.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케이블 카를 탈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게 바로 그런 경우 같더라구요.
윽~ 망했다 ㅠ
결국 1시간을 기다려서 타게 되었습니다. 그 추운 날에 벌벌 떨면서 기다렸다가요. 처음에 이 곳에 도착했을 때는 날씨가 밝았는데 차를 탈 때 쯤 되니 어느새 밤이 되었더라구요.
원래는 추워서 안에 들어가서 앉고 싶었는데 엉겹결에 케이블 카 밖에 서게 되었어요.
케이블 카를 타고 가는데 진짜 너무 재밌더라구요.
아마 이건 현지 사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았고 모두 다 관광객이 이용하는 라인 같았어요. 왜냐하면 어느 정거장에서도 사람들이 거의 내리지 않았거든요. 슬픈 점이 있다면 다른 정거장에서 이 차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중에서 대부분이 이 차를 타지 못하고 다음 차를 타야 했어요. 내리는 사람이 없어서요.
종점에 도착하기까지 한 20분 정도 걸린 것 같은데 정말 엄청 재밌더라구요. 사실 또 타고 싶었는데 줄이 워낙 길어서 다시 타지는 못했어요. 이게 여기에서 한 것 중 가장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 비행기인 필라델피아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요.
경유가 12시간이라서 사실 시간이 굉장히 넉넉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것저것 하다보니까 시간이 엄청 금방 가더라구요.
마지막 비행기 출발 시간이 밤 11시 16분이었는데 출발 게이트에 가니까 밤 9시 반이더라구요.
이렇게 12시간동안의 샌프란시스코 경유를 마치고 마지막 비행기인 필라델피아 항공편에 올랐습니다.
이번 여행기도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