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를 여행하면서 하와이 날씨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깨닫게 된 날입니다.
참고로 이번 글은 저번 글인 호놀룰루 여행 1일차에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1일차 포스팅은 글 목록을 참고해 주세요.
비가 오는 하와이 날씨
두번째 날은 아침부터 비가 왔습니다. 비가 오기로 예보는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예보가 적중한 날이예요.
비가 엄청 많이 내리는 건 아니었지만 우산은 써야 되는 정도로 오더라구요. 비가 오니까 밖에 나가지도 못하겠고 날씨가 서늘해서 수영을 하기도 조금 그렇더라구요.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호텔방이 저층이여서 밖에 수영장이 잘 보였거든요. 비가 와서 그런지 수영장에 사람들이 별로 없더라구요. 수영장에 있는 몇 몇 사람들은 수영 연습을 하는 것 같았는데 이런 날에는 수영장에 아무도 없으니까 수영을 연습하기에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날씨도 흐려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어요. 할 수 있는 게 많지도 않구요. 하지만 비오는 날의 수영장도 구경해 보고 바다도 보면서 호텔 방 안에서 나름 운치있게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비 구경을 하면서 아침을 보냈습니다.
하와이 날씨 예보는 맞을까?
하와이에 오기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했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묵는 4일 내내 비가 온다고 적혀 있었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사람들 말이 비가 오더라도 계속 오는게 아니라 잠깐만 오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사이판에 갔을 때에는 매일마다 저녁에 항상 소나기가 한 5분 정도 내리고 바로 그쳤었거든요. 저는 하와이 날씨도 사이판처럼 비슷한가보다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현실은 비가 그치지 않고 하루종일 왔다는 겁니다 ㅠㅠ 현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이렇게 비가 계속 내리는 적은 드문데 이상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은 여행 2번째 날에만 하루종일 비가 오고 그 다음부터는 비가 안 왔다는 점이예요. 날씨가 안 좋으니까 날씨가 좋을때는 너무도 아름답던 하와이도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오는 날 점심
이번 여행은 효도관광인데, 아무래도 여기 물가가 비싸다보니 아무거나 사 먹을 수가 없는거예요.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가면 식사값 폭탄을 맞을 수도 있고 편의점에서도 아무거나 집으면 가격이 만만치 않거든요.
사실 첫째날에 이모랑 호텔에 있는 편의점에 갔었어요. 이모가 여러가지 과일이 들어있는 걸 사서 먹자고 하셨는데 제가 그건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바나나같이 싼 과일을 먹자고 했거든요. 근데 생각해보니 먹는 게 얼마나 한다고 좀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이 날 점심은 나가서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 음식점이나 갈 수는 없고 어디에서 가성비 있는 걸 먹어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비도 오고하니 우동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와이키키에서 우동집하면 아시겠지만 그 유명한 마루카메 우동집이 있잖아요.
마루카메 우동 Marugame Udon
마루카메 우동집은 워낙 유명하다보니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예요. 그래서 매번 가게 입구 앞에 긴 줄이 있어요. 아쉽게도 미리 예약같은 건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무작정 가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예요.
솔직히 맛은 그냥 보통인데 가격이 참 착한 집이라 여기에 가는 게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 오늘은 비도 오고 기다리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았어요.
저희는 우산이 없어서 가는 길에 비를 맞으며 힘겹게 마루카메 우동으로 갔어요.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줄이 엄청난 거예요. 날씨가 맑은 때랑 차이가 없었어요. 비가 오니까 사람들이 다 우동이 땡겼나봐요. 우산까지 쓰면서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까 정말 한숨이 나오더라구요.
저희는 우산도 없어서 밖에서 기다릴 생각을 하니까 막막하더라구요. 엄마가 다리가 안 좋으셔서 계속 서 계실 수도 없고 밖에는 의자도 없어서 난감하더라구요.
할 수 없이 우동은 포기하고 길 반대편에 있는 서울 순두부집에 갔습니다.
서울 순두부 Seoul Tofu House
사실 이 집은 제가 피하고 싶었던 집이예요. 음식은 맛이 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거든요. 저번에 하와이에 왔을 때도 음식값으로 가장 큰 비용을 지불했던 곳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이 곳이 맛은 있다보니까 엄마랑 이모는 순두부를 주문해서 맛있게 드셨어요. 저는 가장 저렴한 메뉴인 군만두를 먹었습니다.
저번에도 여기에서 군만두를 먹었었는데 ㅋㅋㅋ 이번에도 군만두예요. 군만두는 여전히 짭짤하긴 하지만 맛있더라구요.
이게 작년 7월 여행때 먹었던 만두입니다.
순두부 2개, 군만두 이렇게 다 해서 비용은 팁까지 60불 (한화: 약 78,000원) 이 나왔어요. 마루카메 우동집에 갔다면 30불로 3명이 배 터지게 먹었을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비오는 날에 뭐하지?
점심을 먹고 밖에 나왔는데 그냥 바로 호텔로 돌아가기가 그렇더라구요. 아침에도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바로 호텔로 들어가면 다시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요.
다행히 근처에는 쇼핑을 할 곳이 많았어요. Ross 에 들려서 옷도 구경도 하고 ABC 마트에 들려서 기념품도 구경했어요.
계속 비가 내리니까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긴 하더라구요. 특히 저같이 엄마랑 이모를 모시고 온 경우에는요. 친구랑 왔다면 커피숍이나 바 같은 곳에 가서 죽치고 앉아서 수다라도 떨었겠지만요.
이 순간 처음으로 든 생각이 “이번 여행은 망했다 ㅠㅠ” 라는 거였어요. 비가 오는 날은 피해서 왔어야 했는데 후회스럽더라구요. 하지만 일정을 보통 미리 잡기 때문에 이렇게 오락가락 하는 하와이 날씨를 피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비 덕택에 예술이 된 일몰
저녁이 되자 비가 많이 그쳤어요. 이 때도 여전히 호텔에 있었기 때문에 호텔방 안에서 해가 지는 걸 볼 수 있었어요.
비가 그친 후의 일몰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어요. 하루종일 비가 와서 살짝 우울했는데 그런 모든 생각들을 잊게 만들어 줄 만큼 아름다운 일몰이었습니다. 이런 일몰이라면 하루종일 비가 와도 괜찮겠는데?!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정말 재미있었던 점은 일몰 시간을 어떻게 알았는지 많은 사람들이 1층으로 나와서 일몰사진을 찍고 있었다는 점이예요. 이 많은 인파들과 함께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참 행복했습니다.
쉐라톤 와이키키 옆 푸드코트
해가 지는 걸 보고는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쉐라톤 와이키키에서는 호텔에서 나가면 바로 앞에 푸드코트가 있거든요. 이 곳은 호텔에서 거리도 상당히 가깝고 음식점도 많아서 저녁은 이 곳으로 먹으러 갔습니다.
베트남 음식점도 있어서 저희는 모두 쌀국수를 저녁으로 먹었어요. 가격은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는데 맛은 그저 그랬습니다. 만약 이 푸드코트를 가신다면 다른 음식점을 추천해 드려요.
쉐라톤 와이키키 가족 액티비티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1층에 있는 연못가로 갔어요. 다행히 쉐라톤 와이키키에는 1층에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제법 있었어요.
비가 많이 그쳐서 그런지 날씨가 선선했어요. 연못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으니까 평온하고 좋더라구요.
쉐라톤에서는 1층에 당구를 칠 수 있는 곳도 있어서 할 것도 없고 당구나 쳤어요. 하와이까지 와서 당구를 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하다니 ㅋㅋ 처음엔 안습이긴 했는데 나중에는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더라구요.
두번째 밤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어요.
비가 온 두번째 날의 정리
1. 여행을 오기 전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면 일정을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2. 쉐라톤 와이키키 앞 푸드코트에 있는 쌀국수 음식점은 비추입니다.
3. 비가 그친 후 쉐라톤 와이키키에서의 일몰은 예술입니다.